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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반성(自己反省), 민주주의
시인/수필가 김병연
 
의양신문

[의양신문=윤경숙기자]공자의 제자 중 효행으로 유명한 증자는 일일삼성(一日三省)을 강조하였는데,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라는 뜻이다. 증자는 일일삼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매일 나 자신에 대하여 세 가지를 반성한다. 첫째는 남을 도와주면서 진심으로 성실하게 도와주었는가? 둘째는 친구들과 사귀는데 신의 없는 행동을 한 적이 있는가? 셋째는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을 제대로 익히고 활용했는가?”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반성(反省)하는 일은 참으로 용기(勇氣)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프랑스의 사상가 루소는 소년 시절 도둑질을 하고 여자 하인에게 누명을 씌웠다. 착한 여자 하인은 아무 말도 못하고, 이 일로 억울하게 주인에게 해고를 당했다. 그 후 루소는 자신의 비열한 행동을 탓하며 괴로워했다. 그는 잠 못 이루며 괴로워하던 어느 날 밤, 그 하인이 자신을 비난하는 환영(幻影)을 보았는데 너무도 생생해 방금 전에 나쁜 짓을 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고 했다.

 

루소는 자신의 유명한 저서 참회록에서 자신을 철저하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 저지른 잘못을 비열한 것으로 간주하고,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게 했던 그때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았다.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거리낌 없이 보여준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에 앞서 먼저 남을 원망하고 주위 환경을 탓한다. “다른 사람이 고의로 방해해서, 자신에게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또는 때가 무르익지 않아서 자신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태도는 자기반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많은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자기 얼굴을 자기가 볼 수 없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자신을 반추(反芻)한다. 사람은 누구나 완전할 수 없기에 누군가를 만나고, 그 누군가와 착한 에너지를 나누며, 더불어 함께라는 길을 동행한다. 더러는 내가 먼저 곁을 내어주고, 더러는 내가 먼저 몸을 써 주고, 또 더러는 부족한 서로를 알아차리며 채워가는 것이 인생이다. 내 생각이, 내 말이, 나의 행동이 무조건 옳다라는 프레임(frame)에 갇혀있는 한 그의 인생은 건강할 수 없다. 사사건건 남을 탓하고 자신의 문제를 살피지 않는 한 그의 안에 변화와 성장은 있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오랜 세월 다른 공간에서 다른 모양으로 세상을 읽으며 살던 사람들이 일(직업) 때문에 같은 공간에 어울려 생활하다 보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불편한 관계와 맞닥뜨리게 된다. 그렇다 보니 집단 속에서는 언제나 갈등과 반목(反目)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조직(組織)의 생리(生理)이기도 하다.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어서 혼란스러울 때가 있는데, 다른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내 마음이 날마다 흔들리듯이 상대방의 마음도 그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 마음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상대방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상대방을 탓하기 보다는 내 마음을 순조롭게 가꾸어 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반성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분노로 인격을 상실하지 않고, 재물에 의지가 흔들리지 않으며, 의심으로 이성이 마비되지 않는다. 자기반성은 자신의 내면을 점검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러한 연습이 몸에 배면 삶의 지혜가 생기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헐렁했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얻게 된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인정받기도 하고, 어떤 시련 앞에서도 현명해질 수 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자신의 몫이고,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온전하게 여물어 간다는 것이다.

자기반성을 통해 30대보다는 40대가 더 아름다워야 하고, 40대보다는 50대가 더 깊어야 하며, 50대보다는 60대 이상이 더 포용적이어야 한다.

 

 

민주주의(民主主義)라는 말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다라는 말이다. 민주주의라는 말이 없던 시대에는 왕이 나라의 주인이었고, 그 왕을 위한 백성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민주주의가 발전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앞으로도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벽을 더 넘어야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나라만 해도 불과 1945년 해방 이전에는 일제의 통치하에 있었고. 주인인 왕이 백성을 지켜내지 못해 수 없는 고통을 백성이 당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현재와 같은 민주주의의 틀이 갖추어진 것은 1919년 독일에서 제정한 바이마르 헌법이라고 한다. 이 헌법에 나라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20세 이상의 남녀에게 평등하게 선거권이 주어지며, 대통령제를 선택하여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라는 것에서 오늘날과 같은 민주주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민주주의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통해 받아들였지만 수없는 정치적 시행착오가 70여 년에 걸쳐 반복되어 왔다.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사람의 옷과 같은 것이다. 다양한 생각과 의견의 옷을 이 사회라는 몸에 입혔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 무엇인지 다수의 사람이 참여하여 선택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때에 따라서 직접 투표를 하고, 다수를 대신하는 대표를 선출하여 결정하기도 한다.

 

때문에 민주주의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다수의 결정을 존중하고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을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 땅에 수없는 역사가 흘러왔다. 과거의 역사를 바라보면 미래의 역사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바라볼 수 있다.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과거의 잘못된 문제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방법이 최선이지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한글이라는 훌륭한 문자를 갖고 있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익혀 뜻을 전하는 한글을 사용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에 커다란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문맹을 물리치지 못하면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쉽게 뿌리내릴 수 없다.

 

 

우리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70여 년의 민주주의 역사에서 언론과 정보가 그 책임을 맡아왔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언론을 통제하면 국민의 눈과 귀를 봉할 수 있다고 생각해 언론을 통제하고 감시해 왔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 정보 활용 양은 인터넷 속도만큼 빠르고 다양해졌다. 국민의 눈과 귀가 그만큼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방법과 속도도 그만큼 빠르고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권력을 통치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정치는 배척해야 할 때이다. 민주주의는 통치가 아니라 국민주권을 지켜내는 책임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평등해야 한다.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가 평등한 권리를 지녀야 하고, 소외되고 불편한 자가 더 많은 국가의 사랑을 통해 삶의 희망을 가져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가난한 자가 삶의 희망을 잃고 살아가기 때문에 더더욱 공정한 세상이 되도록 민주주의가 필요한 때이다.

 

 

우리는 지난 70여 년 동안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향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항상 되풀이되는 문제점을 낳고 그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사회적 갈등을 심각하게 겪어 왔다. 정치인은 지역감정을 부추겨 권력을 탐하는 데만 혈안이 되었고, 지방자치제는 지역이기주의만 부추기는 현상을 낳아 왔다.

 

 

민주주의가 살아 있어야 이 세상을 바꾸어 낼 수 있다. 민주주의라는 물은 단단한 돌에 부딪쳐 깨져보고 큰 소리도 질러보며 바다로 흘러갈 때 눈부신 태양을 품어낼 수 있다.

 

 

민주주의는 특정한 정치인을 옹립하여 군림하게 하는 제도가 아니다. 우리는 5천 년 역사를 지녔다. 하지만 이제 겨우 민주주의를 시작한 것은 70여 년이다. 그동안에 글을 모르는 사람이 백성의 다수로 살면서 천한 신분을 지녔었다. 지금 우리는 좋은 글과 민주주의라는 좋은 제도를 통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 민주주의가 이 나라 대한민국의 가장 큰 희망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한 나무만 빽빽이 들어선 숲이 아니라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는 아름다운 숲을 반드시 이루어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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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12 [03:59]  최종편집: ⓒ 의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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